『 당신은 어떻게 지내고 있나요...? 』




"수고하셨습니다~!"


"어어~ 시카씨, 수고했어!"






『 여름 동안의 장마처럼 』


『 아주 잠깐의 유행처럼 』


『 그렇게 저는 당신의 기억속에 잠깐의 추억으로 남아있을까요..? 』






"어후, 6시 30분까진데, 이렇게 가다간 늦겠네ㅡ"


"천천히 가요 오빠. 어차피 빨리 가도 기자들이 많아서 들어가기도 힘들거 같은데요 뭘.. "






『 지금 생각해보면, 그때 당신은 내게 해줄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을 했던 것 이었을지도 몰라요... 』








"으아아아ㅡ 역시나 기자들이 떼로 몰려있구만. 동해 있었으면 큰일날 뻔했다. 시카야, 어쩔 수 없다. 정면돌파다!"





"어! 저기, 제시카다!"


"제시카다!!"


"제시카씨! 2년만의 컴백인데 소감이 어떠세요?!"


"제시카씨! 9명의 소녀시대 다시 뭉치는 모습을 볼수 있을까요?!!"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빨리 가봐야 해요~!"



"어이!거기! 길 좀 비켜줘요!!"


"제시카씨! 최근에 난 열애설은 사실입니까?!"

  

   "....."



"제시카씨! 한말씀만 해주세요!!!"


"제시카씨!!"







『 10년이나 지난 지금... 저는 그때보다 조금이라도 성숙해졌을까요? 』


『 그때 우리가 함께 할 수 있었다면 지금의 저는 어떤 모습이었을까요...? 』












"시카야, 수고했다! 진짜 최고의 컴백무대였어!"



"아니에요~ 오빠가 더 고생했죠 뭘.. 근데 그 손에 들려있는 건 뭐에요.?"



"아, 이거? 금단의 사랑이라고 연애소설. 며칠전 서점에서 산건데, 별로 재미없어ㅡ"







  " 읽어볼래...? "











지난날의 추억을 통째로 되돌아 본듯한 기분.








닫혀버렸던 감정의 회로가 연결되어 알수 없는 야릇한 느낌이 그녀의 온몸을 부드럽게 감싼다.











"이거... 작가가 누구에요?"


"응? 몰라. 거기 써 있겠지. 근데 그거 진짜 읽고 있었어? 재미없다니깐..."










놓치고 싶지 않은 끈을 잡은듯 그녀는 소설의 작가를 찾아 헤맸다.



"1월 24일.. 교보문고 금단사 작가 싸인회..."








『 지금 내가 찾고 있는건 사랑인걸까요..? 단지 지난날의 추억인걸까요...? 』













1월 24일. 흰 눈이 내리는 날



커다란 빌딩의 지하1층 구석에 마련된 책상에 한 남자가 앉아 있다.


흰머리가 듬성듬성 나 있어 흰눈을 뒤집어 쓴듯 보이는 그는 무엇인가 굉장히 열중해 쓰고 있었다.





"팬싸인회? 어떤 책 쓰셨는데요?"



"아, 여기 이쪽에 있는 책입니다. 연애소설이에요."





연애소설이란 말에 물어보던 사람이 관심없다는듯 사라지자, 그는 다시 고개를 숙이고 쓰는데 열중했다.


이미 오후 8시가 넘어간 시각. 하지만 누가 봐도 오늘 그는 한장의 싸인도 해주지 못한것처럼 보였다.






"후우, 이제 그만 갈까?"



손에 쥐었던 팬을 놓고 고개를 든 그는 순간, 그는 앞에 어떤 여성이 서 있다는것을 뒤늦게 깨달았다.





"아이고, 죄송합니다. 글쓰는데 열중해서..."



그는 그녀의 얼굴을 쳐다봤다.




그리고 한참 동안 아무말도 하지 못했다.


밖에 눈이 쌓이는 소리가 그의 귀에까지 들리는듯 했다.









[ 나는 너한테 지독하게 촌스러웠던 아주 잠깐 동안의 유행이었던거야 ]



"이 구절은 너무 겉멋든 남자 주인공의 입장에서 쓴거 아닌가요?"










"... 그런가요..."







"제가 여자주인공이었다면 지독하게 촌스러웠던 유행은 아니었을 거에요. 분명..."



그녀는 그렇게 말하곤 돌아섰다.








그는 그녀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멋쩍게 웃고 있었다.

저에요... 아저씨...






by 치미 2009. 8. 14. 03:05